여행스케치/강원

[평창] 백두대간 선자령에서 고원의 봄바람을 만끽하다!

Votre Amie 2013. 3. 24. 21:06

 

 

풍력발전기 가득한 평원, 선자령에는 웬지 낭만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꼭 걸어보리라 꿈꾸던 그 길을 드디어 걸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원의 평원을 걷는 것은 낭만적이지만

눈 녹는 3월에는 선자령 트래킹을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설원 또는 초원을 걷는 것이 훨씬 낭만적일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선자령(삼정평)은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와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사이에 있는 고개로 높이는 1,157.1m입니다.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지역으로 가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입니다.

선자령 계곡이 너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옛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에서 출발,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 <국사성황당> 입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섰습니다.

둥근 나무로 조성된 계단길을 지나 임도를 걸으니 제3벙커 터 앞에서 시멘트 포장길과 만났습니다.

두 길의 경계에는 차단기가 있습니다.

 

 

긴 시멘트 길이 이어졌습니다. 바우길 2구간과 교차하네요.

바우길 2길은 단오절 전날 대관령 국사성황당에서 서낭신을 모시고 강릉으로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 대설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내린 눈은 길 가 잔설로만 남아있습니다.

'봄 눈 녹듯이...'란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님을 증명하듯..

 

 

포장도로에서 해방되어 오르는 흙길은 다행히 햇살이 퍼지기 전이라 질퍽거리지는 않았습니다.

빈 가지 사이로 보이는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바다 같습니다.

여름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숲이 우거질 것 같습니다.

 

 

새봉에는 동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바다를 향하는 시선에 함께 조망되는 산능선과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들이 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마냥 바라보며 봄햇살을 느끼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새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눈길이었습니다.

해가 들지 않는 곳은 매우 미끄러워 나뭇가지를 잡고 발을 디뎌야 했습니다.

스틱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큰 불찰이었습니다.

동행한 태호씨가 스틱 하나를 빌려주었습니다.

사람이 밟지 않은 곳의 눈은 땅에 내려앉은 모습 그대로 봄을 맞고 있습니다.

햇살이 잘 드는 길은 또다시 질퍽한 길 옆으로 산죽이 무성합니다.

또 한 번 눈길을 지나니 평원이 시작되었습니다. 풍력발전기가 성큼 다가와 보입니다.

드디어 저를 선자령으로 이끈 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제가 선자령 트레킹을 꿈꾸게 된 것이 이런 풍경을 사진으로 접하고부터였을 겁니다.

고원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만끽하며 느린 걸음으로 햇살을 즐기는 행복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눈 아래 펼쳐진 능선, 파아란 하늘 그리고 바람개비....

그 속에서 저도 풍경이 되었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셔터를 마구 누르고 싶은 풍경이지만 제 DSRL은 배낭안에 얌전히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일행을 따라가기 바빴거든요.

그럼 이 사진들은?

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캐논 파워샷 SX200 IS로 찍었습니다.

 

 

좁다란 오르막을 올라 선자령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 서는 기분은 늘 좋습니다.

서너팀이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한분에게 부탁해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정상에서 조망을 즐길 시간도 없이 빠르게 출발.

산행 거리도 짧고 날씨도 좋은데.............. (아쉬움 가득)

 

 

키작은 나무 군락지 사이로 지나는 걷는 사람들이 풍경이 됩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진달래나 철쭉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푸른 초원과 어우러진 풍력발전기도 멋있지만 진달래꽃이나 철쭉꽃이 있는 풍경도 매우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임도로 내려섰습니다.

비교적 덜 질퍽한 길 가장자리고 걸었습니다.

실계곡 옆 아늑한 곳에 모여 앉아 이른 점심을 먹었습니다.

계곡 건너편에는 우리가 하산하는 방향에서 올라 온 여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하모니카를 불며 노래를 불렀는데 우리가 지나 온 평원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돌길이 반가울 정도로 진창이 이어졌습니다.

덜 빠지는 곳을 찾아 발을 디디느라 주변 풍경을 제대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와 산죽과 속새의 푸르름이 겨울과 봄 사이 삭막한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는 듯 보였습니다.

 

 

순한 내림길을 걷다가 오르막을 걸으려니 더 힘이 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숨을 고르며 아래를 보니 눈을 뚫고 고개를 내민 새 순들이 보였습니다.

천남성과 괭이눈 같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관령 국사 성황당과 양떼목장길 갈림길에서 조금 덜 질 것 같은 국사 성황당길을 선택했습니다.

국사 성황당은 국사당(國師堂)과 성황당(城隍堂)이 혼합된 민간 신앙의 한 형태입니다.

대관령 국사 성황당은 대관령 김유신 장군을 산신으로, 신라의 국사인 범일국사를 성황신으로 모시는

대표적인 무교의 성지라고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 강릉 단오제 』 행사인 대관령국사성황제와 영신제가  열리는 곳입니다.

 

 

대관령 국사 성황당에서 등산로를 버리고 도로를 걸어 주차장으로...........

길 끝 직전 오른쪽에 있는 산림청의 예쁜 건물을 지나면 왼쪽에 강원지방기상청 대관령 기상대가 있습니다.

이내 아침에 지났던 삼거리를 만나고 아침에 걸었던 길을 걸어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약 4.5시간동안 걷고 사진찍고 쉬고 밥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