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강원

[영월] 그 길을 걸어가서 선돌을 만나다... 서강트레킹

Votre Amie 2012. 5. 12. 22:52

선돌 전망대에서 보면 유유히 흐르는 서강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강과 함께 이어진 길을 따라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영월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김약국 앞 <터미널사거리정류장> 에서 주천행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종점에서 11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는 시간표의 시간보다 6~7분 경과 후에 정류장에 도착했고,

<영월삼거리>까지는 13분정도 걸렸습니다.  버스요금은 1,100원.

 

 

<영월삼거리 정류장>은 슈퍼와 식당을 겸합니다.

지금은 38국도로 영월에 진입하지만, 예전에는 이곳이 영월의 관문이었습니다.

평상에 앉아 토씨를 입고 등산화 끈도 제대로 매며 트레킹 준비를 하고 11시 50분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두 번 도로를 건너 기사식당과 신데렐라모텔을 지나면 길 옆으로 강구천이 흐르는데 곧 서강과 합쳐집니다.

 

 

 

남애마을로 가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었습니다.

걷기에는 다소 밋밋할지 모르지만 주민들에게는 포장도로가 더 편리하지요.

휘익 돌아서는 도로옆에 우뚝 솟은 바위도 아주 멋있습니다.

 

 

길은 1차전. 마주 오는 차는 교행이 가능한 지점에서 기다려줘야 합니다.

강과 바싹 붙은 도로의 노란 경계석이 도로와 잘 어울립니다.

강과 도로 사이 완충지역이 있는 곳부터는 경계석이 없습니다.

강 반대쪽으로 밭이 나타나고 민가도 하나 둘 지나게 됩니다.

대여섯 가구가 사는 남애마을에는 평범한 농가도 있지만 특이한 모양의 집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단체로 출타했는지 조용합니다.

차 다니기 좋은 길 끝에 있는 밭에서 농부가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모터로 강물을 끌어 올려 밭에 뿌리고 있습니다.

선돌 전망대에 사람들이 빽빽합니다.

높은 차라야 통행할 수 있는 길이 잠시 이어집니다.

차 한대가 서 있는 그곳 나무 그늘에서 김밥을 먹었습니다.

더도 말고 딱 한명만 동행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뿌리에서 선돌도 보고 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할겸 강을 따라 청령포까지 가 볼 계획입니다.

허리까지 자란 풀을 헤지고 앞으로 나갑니다. 누군가 앞서 걸어 간 흔적이 있습니다.

앗싸!!! 트레킹 할만한 길이구나... 환호를 질렀습니다.

선돌 전망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큰 바위가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 텐트가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줄을 매놓고 줄줄이 달아 놓은 장비를 보니 암벽등반하는 사람이 와 있는 것 같습니다.

테이블에선 취사도구들이 즐비합니다.

 

족적은 거기까이였습니다.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전진해보기로 합니다.

풀숲을 헤치고 걷는데 무릎이 따끔! 뭔가에 찔렸는지 아니면 쏘였는지 모릅니다. 가렵습니다.

바윗길 걷기가 더 좋습니다.

넓은 마당바위에 올랐습니다.

선돌을 감상 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선돌의 위용이 놀랍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것처럼 두개의 돌을 한컷에 담아봅니다.

작은 선돌은 위에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쇠목마을에서 보는 풍경과도 다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전망대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전망대에 있는 사람들도 제가 보이지 않겠지요?

'운장벽'이란 글씨를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돌과 주변 바위들에 암벽등반 흔적이 많았습니다.

바위들의 강도가 어떤지 모르지만 훗날 선돌이 부서지는 것은 아닐까요?

공연한 걱정이 듭니다.

 

다시 길을 나섭니다.

강 가까이 내려서서 수풀을 헤치고 걷기도 하고 암벽아래 바싹 붙어 걷기도 합니다.

갈 수 없다고 느낄만큼 어려운 길은 아닙니다.

 

 

최대 난코스라 생각되는 길을 만났습니다.

바위 허리에 희미하게 길이 있는 듯 보입니다.

예전에는 이곳으로 통행이 가능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 증명하듯 훼손된 시멘트 구조물이 있습니다.

가야 할 바위에 뱀(구렁이) 한마리가 느긋하게 자리잡고 꼼짝도 안합니다.

스틱으로 시끄럽게 하고 나뭇가지를 던져도 소용없습니다.

시멘트 구조물에 서서 직벽인 바위를 어떻게 통과할까 고민하다 보니 다시 뱀을 보니 머리가 조금 움직였습니다.

뱀이 아주 천천히 사라지고 나서야 발을 떼어 놓습니다.

뱀이 들어 간 곳이라 여러번 두드려 확인하며 한발 한발 걸어갑니다.

그리고 바위구간을 어렵사리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더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왼쪽은 산, 오른쪽은 강, 앞은 협곡.

되돌아 가는 길도, 앞으로 가는 길도 모두 어렵습니다.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싶은데 그럴만한 자리도 없습니다.

산으로 기어 올랐습니다. 흙이 힘없이 흘러내립니다.

 

 

어렵게 산기슭으로 협곡 구간을 지나 다시 풀숲을 헤치고 걸어 탈출에 성공.

풀에 주저앉아 시원한 매실물로 원기를 충전했습니다.

마주 보이는 쇠목마을 농가와 강에 놓인 배, 밭 가는 농부아저씨가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걸어 온 길을 돌아봅니다. 길지 않은 거리지만 몸은 흠뻑 젖었습니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전진. 거대한 바위 사이로 건물의 계단을 만나니 울컥 반가움이 밀려옵니다.

다슬기 잡는 부부가 신기한 듯 저를 봅니다.

 

애기똥풀 노란꽃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길을 씩씩하게 걸어 날골에 도착했습니다.

강으로 내려 가는 길을 따라 샘터에도 들러보고 신작로를 걸어 청령포로 향합니다.

수해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튼튼하게 만든 길입니다.

차가 지날때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 씁니다.

 

 

38국도 아래 체육공원 벤취에 여장을 내려 놓습니다.

시간을 보니 3시 10분입니다. 버스가 4시 40분에 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등산화를 벗고 양말까지 벗었습니다.

버스시간까지 한잠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대로변이라.....

 

실컷 쉬어도 버스는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다시 걷기로 합니다. 강으로 내려 가 자갈길을 걸을까 하다 그냥 포장도로를 걸었습니다.

걸어보니 청령포까지 의외로 멀지 않았습니다.

청령포 인근은 4대강공사로 아직도 어수선합니다. 황포돛배가 눈에 확 띕니다.

 

청령포를 찾은 관광객이 엄청 많습니다. 단종이 기분 좋았겠습니다.

 

차를 세워 둔 농협중앙회 주차장까지 걸으려 했으나 꾀가 나 청령포 나들목 로타리에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탔습니다.

 

제가 오늘 걸은 길은 걷기 좋은 길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요.

그러나 조금만 정비한다면 걷기 좋은 길이 될 길이었습니다.

동강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서강트레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서강의 비경 선돌을 가까이, 다른 방향에서 보며 서강을 따라 걷고,

선돌 전망대로 올라 가는 길이 생긴다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선돌,청령포,장릉을 벨트화 해서 걷기 좋은 길을 개발한다면

불편한 대중교통의 문젯점이 해결될 것 같습니다.

배추밭에서 일하시던 방절리 주민께서 군수님께 건의해 달라고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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