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정화되는 동강트레킹!!
동행하고 싶은 사람 제 1순위로 꼽는 춘화와 오랫동안 동경하던 코스를 걸었습니다.
[제장-파랑새절벽능선-열기병능선-바세강변-소사강변-연포-연산-하늘벽구름다리-구포(거북이민박)]
이 길 트레킹은 마을 뒤쪽은 산으로 막힌 오지, 사행천의 전형을 이루는 복잡한 강줄기와
그 강줄기를 따라 휘돌며 늘어선 뼝대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이 핵심 비경입니다.
동강은 심심산골, 그것도 산세가 험한 정선~평창~영월을 흐르는 강줄기입니다.
특히 정선을 지나는 동강으로 가는 길은 고성리재(구러기재)를 넘어 가야 하므로 점점 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차는 제장마을 앞 자갈밭에 세워두고 다시 다리를 건넜습니다.
큰 장이 서던 곳이라 제장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지만, 물굽이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 마당처럼 평탄하게 생겼다고 해서
'제장'이라 합니다.
소사마을 방향으로 몇 걸음 옮겨 강변에서 수달래가 반기는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부터 호된 오르막, 어제 내린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밧줄 구간도 있어 제법 등산 기분이 났습니다.
속세의 일은 까맣게 잊혀졌습니다.
숲만 보이고 물소리와 정인의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시계를 보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시간은 글 쓰면서 사진촬영시간 참고)
30분쯤 오르니 고성안내소~연포~구포를 이어주는 시멘트 도로(물레재)에 닿았습니다.
도로를 따라 걸어도 되겠지만 우리는 파랑새 절벽 위 숲길로 걷기로 했습니다.
걷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 폭신하고 낙엽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길은 뚜렷한 편이었습니다.
숲길은 수시로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절벽에서 내려다 보는 푸른 동강, 제장마을 그리고 멀리 보이는 백운산 능선 ......
제장 마을 아래로 흐르는 하방소는 물굽이가 심해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냅니다.
고성리 산성에서 보면 S자를 연이어 놓은 듯 제장 서쪽의 중간 벼랑, 연포 남쪽의 큰 벼랑이 겹친 듯 보인다고 하니
언제 한 번 고성리 산성에 올라 하방소의 아름다움을 만끽해 봐야겠습니다.
선답자의 기록에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쓰여있는데 우리는 3시간 하고도 30분이 걸려 강변으로 내려섰습니다.
거대한 뼝대 아래로 초록을 품은 강물이 흐릅니다.
가수리에서 시작하여 제장마을 앞을 흘러 하방소를 지나자마자 휘돌아 흐르는 바세입니다.
마을 앞으로 모래사장이 붙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일제시대에 행정구역 폐합을 하면서
소사(所沙)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모래가 있어서 沙를 붙였다기보다는
'사이'에 있는 마을이라는 순 우리말 지명에 沙를 취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어떤 지도에는 바세와 소사가 구분되어 표기되어 있고 또 어떤 지도에는 소사(바세)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넓직한 바위, 굵은 돌, 작은 자갈, 고운 모래 다음엔 푸른 강물이 흐릅니다.
강 건너 절벽은 하늘벽이라고 합니다. 하늘벽 유리다리가 있는 곳입니다.
강변에서 올려다 보면 하늘에 닿을 듯 거대하여 고개가 아플 정도입니다.
옥빛 동강물은 볼 때마다 탄성을 지르게 합니다.
맑은 물살을 옆구리에 끼고 자갈톱, 고운 모래톱을 걸었습니다.
한 낮 땡볕을 받으며 걸었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더운 줄 몰랐습니다.
모래톱에는 동물들의 발자욱이 많았고 물 가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몰려 와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방문에 놀란 고라니가 겅중겅중 뛰어 풀숲으로 숨었습니다.
곳곳에 수해의 흔적으로 자동차 타이어들이 모래 혹은 자갈에 박혀있는 것이 옥의 티였습니다.
노란 구슬냉이꽃밭을 걸으며 낭만에 젖어보았습니다.
강 건너 절벽에는 5월의 꽃 수달래가 활짝 피었습니다.
소사마을과 연포마을을 이어주는 연포교 입구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로 올라섰습니다.
여기서 꼭 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용출수입니다.
소사마을에서 연포교 건너기 전 강변길을 따라 잠시 가면 콸콸 힘차게 솟아오르는 용출수를 볼 수 있습니다.
용출수의 신비함이 또 발을 붙잡았습니다.
삼형제 바위아래로 동강은 또 휘돌아 흐릅니다.
용출수 위 너럭바위에 앉아 세월을 낚으며 물굽이 절벽에 만발한 수달래를 보았습니다.
옥빛 강물, 초록 이파리, 푸른 하늘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
정말 아름다운 날입니다.
연포교를 건너 '선생 김봉두'와 '더 킹 투 하츠' 촬영지 연포분교를 오른쪽에 두고 도로를 걸어 하늘벽 유리다리로 갑니다.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습니다. 동강지킴이...
처음엔 거북이마을 이정표가 알려주는 길로 가지만 두번 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는 직진해야 합니다.
거북이마을 이정표를 따라 가면 거북이 민박으로 가게 되니 주의하여야 합니다.
현관 앞에 나와 앉아 봄바람을 즐기는 노모와 아들이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힘겨운 오르막이지만 소나무 숲길이 반겨주고 이내 <하늘벽 유리다리 생태탐방로 안내도>가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정선군이 조성한 <하늘벽 유리다리 탐방로>는 손질이 잘 되어 있고 사람이 걸은 흔적이 뚜렷해
파랑새절벽 위 숲길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고개가 아프도록 올려다 보았던 하늘벽 능선에서 보는 동강은 까마득한 절벽아래에 있습니다.
바세마을과 소사마을은 한 폭의 그림 입니다.
쉬엄쉬엄 걸어 하늘벽 유리다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안내판은 하늘벽 구름다리라고.....??? 진짜 이름은 뭘까요?
등산객들이 연포 방향으로 가며 문희마을로 갈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 동강트레킹 전문가가 되어 버렸네요.
동강지킴이님은 연포에서 하늘벽 유리다리까지 40분정도 걸린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1시간 10분 걸렸습니다.
동강은 시간을 잃어버리는 곳입니다.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길을 6시간 40분이나 걸었어도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으니까요.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은 유리다리지만 훌륭한 전망대입니다.
하늘벽 구름다리는 절벽과 절벽사이에 설치한 방탄 유리다리로 높이 105m, 길이 23m, 폭 1.8m입니다.
하늘벽 뼝대 전설유래
옛날 하늘여신이 지상을 다스리고자 천기로 하늘의 뜻을 이루는 천신의 천봉을 훔쳐와서 이 흐늘벽 뼝대에 숨어 있다가
천군에게 들키자 하늘여신만 달아나고 천신의 천봉은 아직까지 이곳 하늘벽 뼝대에 숨겨져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통나무다리를 놓고 한번에 열세번씩 건너며 천봉을 보고 소원을 빌면
천기를 받아 원하는 바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 하늘벽 구름다리 』를 13m로 설치하였으며, 하늘벽 사이의 천봉을 보는 사람은 소원 성취를 이룬다.
하늘벽 구름다리에 서서 시원한 5월의 바람을 만끽하며 우리가 걸어 온 길을 내려다 보니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제장교-강변-파랑새절벽 능선-열기병 능선-바세강변> ::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지만 길 찾기에 큰 어려움 없음.
간혹 <J3클럽> 리본 있음.
<바세강변-소사강변-소사마을앞 연포교입구-용출수-연포교-연산(하늘벽 뼝대)-하늘벽 구름다리> :: 이정표 있고 길도 뚜렷함.
하늘벽 구름다리에서 거북이 민박에 전화로 식사 주문을 하였습니다.
직접 띄운 청국으로 끓인 청국장, 두릅숙회, 산나물무침 등 완전 토종 웰빙밥상이었습니다.<1인분 6천원>
점심을 다 먹으니 다실로 초대해 생강꽃차를 내주었습니다.
형제가 집 주변 들과 산에서 야생꽃을 채취하여 야생꽃차를 만들어 판매한다고 합니다.
산길따라 물길따라 만나는 싱그러운 초록세상!
인적없는 적막강산의 강줄기를 따라 걷는 맛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트레킹 하는 동안 만난 사람은 동강지킴이 아주머니, 농가를 지날 때 바람 쐬던 모자
그리고 문희마을에서 하늘벽 유리다리까지 온 등산객들 뿐, 교행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습니다.
차를 세워 둔 제장마을까지 걸어 올 시간이 부족했는데 거북이민박에서 점심 먹을 때 옆자리에서 식사하시던 분이
태워다 주셨습니다. 귀인께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사람, 날씨, 풍경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 완벽한 트레킹이었습니다.
내일은 우리가 처음 만난 곳 어라연으로 갑니다.
산이 전하는 말
여전히 바쁜 날들이지?
시간이 된다면 잠시 쉬어 가게나
바쁜 걸음, 잠시 내려놓고 꽃들도 보게나
내 등에 누워 콧노래를 부른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구
여기서 만큼은 잠시 쉬어가게나
나를 밟고 오르는 길에
꼭 정상만 있는 거는 아닐테니 말이야
- 박병철의《자연스럽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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