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동강트레킹 준비하며 시청한 KBS '영상앨범 에 출연하신 노시인께서
"쉬어 가는 것, 쉰다는 것이 인생의 묘미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걸 모르고 달려가기만 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쉼'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강트레킹 겸 출사!!
예정 코스는 [문희마을-칠족령전망대-하늘벽구름다리-연포-거북이마을-하늘벽구름다리-문희마을]이었으나,
차를 타고 달려 온 귀인을 연포에서 만나 거북이 마을까지 차를 타고 갔고(햇볕이 너무 강했음),
거북이민박에서 점심을 먹은 후 차를 세워 둔 출발지(문희마을)까지 또 차를 타고 갔습니다.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 백운산주차장에서 출발, 백룡동굴 탐방안내소 옆으로 난 길로 칠족령을 향합니다.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조각햇살이 비춰지는 탐방로를 걷습니다. 처음부터 오르막, 숨이 차오릅니다.
이 길에는 삼국시대때 고구려가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터가 있습니다.
무너진 돌더미 위로 길이 있고 진행방향 왼쪽으로 집터 흔적이 있는데 그 곳이 성터라고 합니다.
수로가 곧 길이었던 삼국시대에는 수로권 확보가 매우 중요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한강수로권을 장악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었다고 합니다.
15분쯤 오르면 길 양쪽에 돌탑이 있습니다. 마치 문을 통과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여기가 평창군과 정선군의 경계일까요?
돌탑을 지나 2여분쯤 더 오릅니다. 그리고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칠족령 전망대입니다.
칠족령 전망대에 서면 뼝창을 감싸 안고 흐르는 동강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에 취하게 됩니다.
눈 앞에 펼쳐진 동강 풍경은 동강 물줄기 중 가장 구불구불하게 흐르는 곳입니다.
하루 종일 걸어도 그자리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저는 오늘 동행의 광각렌즈를 빌려 지난달 걸었던 길을 한 프레임에 담았습니다.
모두 "가기 싫다..." 고 말합니다.
『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여행에세이
제가 요즘 띄엄띄엄 읽는 책의 제목입니다.
동강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저는 뼝대 능선이 빌려준 어깨에 일상에 지친 심신을 기대보았습니다.
높다란 절벽 위 능선을 타고 하늘벽 유리다리로 갑니다.
녹음 속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탁 트인 조망처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찰칵찰칵!!! 참으로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뻐꾹채가 동강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동강물소리 벗삼아 보내는 뻐꾹채의 일생은 참으로 행복하겠지요?
동강할미꽃 무리를 만났습니다.
한포기, 두포기, 세포기.....
동강할미꽃 피는 4월에 다시 오기로 합니다.
동강과 동강할미꽃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기대합니다.
칠족령 전망대에서 하늘벽 유리다리까지는 약 30분정도 소요됩니다.
백룡동굴 탐방안내소에 근무하는 안내인은 유리다리는 볼 게 없으니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또 칠족령에 있는 하늘벽 유리다리 이정표에도 유리다리 실망한 낙서가 있고 심지어 이정표를 톱으로 잘라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우리가 하늘벽 유리다리로 가는 것이 오직 유리다리 하나 보려는 것은 아니니까요.
뼝창 위 아찔한 능선을 걸으며 물과 함께 흐르고 절경에 반해 마음이 완전하게 정화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유리다리 옆으로 난 전망대까지 둘러보고 연포로 향합니다.
하늘벽 유리다리와 연포 사이 능선길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초록잎 사이로 푸른 동강이 보입니다.
그 능선에 걸어 온 길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처가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앉아 우리가 걸어 온 능선을 봅니다.
칠족령 전망대부터 물굽이의 반을 걷는 신선놀음!!
걷는 시간보다 멈춘 시간이 더 많았던 오늘의 트레킹, 동강은 우리들의 힐러(healer)였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생명력이 있는 경우,
그 사람의 몸에 손을 얹고 생명력을
전달한다는 암시를 주면 그 사람의 몸으로
생명력이 흘러간다. 이렇게 흘러들어간 생명력은
중간 자아의 명령에 반응하고, 이 생명력은
환자의 아픈 부위로 가서
그곳을 치유한다.
- 맥스 프리덤 롱의《호오포노포노, 후나의 기적의 치유법》중에서 -
연포에서 하늘벽 유리다리와 연결되는 탐방로 입구 삼거리에서 낯선 길과 아는 길을 두고 고민하다가
아는 길을 걸어 거북이 마을에 있는 거북이민박으로 갑니다.
걷다가 탐방로와 연결되는 길 입구를 만났습니다. 그러니까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낯선 길을 선택했으면
몇 걸음 덜 걸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길이란 게 그런 것인가 봅니다. 걷는 길도 인생도................
한낮에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는 것은 피하고 싶은 현실입니다.
그래도 가야하는 길, 뚜벅뚜벅 발을 옮깁니다.
바로 그 때....
짜잔!!! 귀인이 나타났습니다.
하늘벽 유리다리에 있을 때 "뭐해?" 라며 일행 짱미에게 연락했던 친구입니다.
칠족령 전망대에서 미리 주문해 놓은 거북이민박 토종닭 백숙을 먹으러 갑니다. 붕붕~~~
황기, 엄나무, 가시오가피, 칡, 산도라지, 산더덕, 잔대, 대주, 마늘 등 거북이 마을의 들과 야산에서 나는 재료를 넣고 푹 삶은 토종닭 백숙.
고기도 맛있지만 국물이 훨씬 더 맛있었습니다. 부드러운 죽에도 할머니의 정성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바삭하게 구운 부추전도 젓가락질을 부추겼습니다.
거북이민박에서는 야생화 꽃차를 만든다고 합니다.
오늘 주신 차는 단풍나무 꽃차라고 합니다. 향기롭도 따뜻한 온기가 몸안 가득 퍼졌습니다.
강 가 꽃밭속에서 그늘을 찾아가며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
동강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아닐까요?
차를 타고 문희마을로 가는 길에 제가 길을 잘못 안내하는 오류를 범했는데,
그 점만 빼면 너무나 행복한 동강여행이었습니다.
[뼝창 : 절벽을 의미하는 강원도 사투리, 비슷한 말 - 뼝대, 삐애, 어낭, 어니, 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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